어제에 이어 스콧 애덤스의 《더 시스템》을 소개합니다.
평범함을 비범함으로 바꾸는 기술 결합(Skill Stacking)
많은 이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분야의 독보적인 천재, 즉 ‘상위 1%의 신화’가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전 세계적 피아니스트가 되거나, 노벨상급 과학자가 되는 길입니다. 하지만 이는 유전자와 환경, 극소수의 확률이 결합해야 하는 불가능에 가까운 영역입니다. 평범한 우리를 위해 훨씬 실현 가능하고 강력한 대안을 스콧 애덤스는 제시합니다. 바로 ‘기술 결합(Skill Stacking)’ 전략입니다. 한 분야에서 상위 1%가 되기는 어렵지만, 서로 다른 몇 가지 분야에서 상위 25%의 실력을 갖는 것은 누구나 노력하면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평범함이 보이는 기술들이 독특하게 결합할 때, 세상에 없던 독보적인 희소성이 탄생합니다.
이 법칙의 가장 완벽한 예시가 바로 저자 자신입니다. 스콧 애덤스는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자신은 전문 예술가처럼 그림을 아주 잘 그리는 것도 아니고, 기성 코미디언처럼 대중을 자지러지게 웃기는 유머 감각을 가진 것도 아니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평범한 수준의 그림 실력과 유머 감각, 그리고 수년간 직장 생활에서 얻은 기업 문화에 대한 이해와 경영학적 지식(MBA)이라는 세 가지 '상위 25%'의 기술이 결합하면서, 전 세계 직장인들의 애환을 풍자한 불멸의 만화 <딜버트>가 탄생했습니다. 이러한 기술 결합 시스템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습니다. 글을 적당히 쓰는 마케터나 데이터를 적당히 볼 줄 아는 개발자는 흔합니다.
하지만 ‘데이터 분석 결과를 대중의 언어로 쉽게 풀어내는 글솜씨를 갖춘 마케터’는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됩니다. 대중 연설 능력, 기초 회계 지식, 심리학적 대화 기술, 외국어 등은 어떤 본업과 결합하더라도 당신의 가치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는 훌륭한 자산이 됩니다. 지금 당신이 배우고 있는 작은 기술들은 결코 헛되지 않으며, 시스템 안에서 시너지를 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뇌라는 컴퓨터를 해킹하는 법: 확언과 시각화
책의 후반부에서 작가는 다소 파격적이지만 과학적인 심리 제어 장치를 소개합니다. 바로 확언(Affirmations) 시스템입니다. 그는 커리어를 쌓는 내내 “나 스콧 애덤스는 세계적인 만화가가 될 것이다”라는 문장을 매일 아침 종이에 15번씩 적었습니다. 아직 이름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던 시절부터 말입니다.
이를 두고 일부 회의론자들은 미신이라거나 신비주의적 발상이라며 치부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확언의 본질은 철저히 과학적입니다. 인간의 뇌에는 ‘망상활성계(RAS, Reticular Activating System)’라는 필터링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매초 수백만 개의 정보에 노출되지만, 뇌는 그중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극소수의 정보만을 의식 세계로 통과시킵니다. 매일 아침 원하는 미래를 적고 시각화하는 행위는 뇌라는 컴퓨터에 “이 정보는 나에게 극도로 중요하니 반드시 잡아내라”고 명령어를 입력하는 프로그래밍 작업과 같습니다. 확언을 지속한 사람은 평소라면 그냥 스쳐 지나쳤을 신문의 작은 기사나 우연히 만난 사람의 무심한 한마디 속에서 목표를 이뤄줄 결정적인 기회를 포착해 냅니다. 기회가 새로 찾아온 것이 아니라, 뇌의 센서가 켜져 마침내 기회를 알아보게 된 것입니다.
시스템이라는 씨앗을 심는 오늘을 위하여
책 전체를 관통하며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인생은 단 한 번의 완벽한 슛으로 승부가 나는 게임이 아니라, 성공 확률이 높은 판에 끊임없이 동전을 던지는 ‘확률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설령 내가 시도한 사업이나 프로젝트가 완전히 실패로 끝나더라도,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을 하나 배우고 좋은 파트너를 인맥으로 남겼다면 그것은 실패가 아닙니다. 나의 시스템 안에 귀중한 자산이 축적된 것이며, 다음 판에서의 성공 확률은 그만큼 더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실패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바뀌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유를 얻게 됩니다.
창밖에는 여전히 기분 좋은 보슬비가 대지를 촉촉이 적시고 있습니다. 메마른 땅에 내리는 비가 씨앗을 틔우듯, 오늘 우리가 시작해야 할 일은 거창하고 거대한 미래의 목표를 세우며 스스로를 압박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신, 내 삶의 에너지를 한 단계 끌어올릴 작은 루틴, 즉 ‘나만의 시스템’이라는 씨앗을 조용히 심는 것입니다.
오늘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담담히 책상을 정리하고, 매일 실천할 수 있는 나만의 시스템을 단 한 줄이라도 적어보는 것. 그것이 바로 위대한 승리자들이 매일 아침을 맞이하고, 기어코 인생이라는 거대한 게임에서 승리해 내는 가장 확실한 비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