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읽고 | 상식의 글집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읽고

 ~자유 (존재의 기반이 된 의지의 형태)~


자유란?

서구 학술사의 맥락에서 영어로 프리덤(Freedom)과 리버티(Liberty)의 번역어로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이 둘은 뚜렷한 차이가 있다.

프리덤은 자율적인 의지대로 행동하는 개별적 능력을 뜻하며 '행위할 힘(The power to do)'을 가리킨다.

리버티는 부당하거나 억압적인 제한이 없는 상태를 가리키며, 제도적·사회적 맥락 속에서 주로 다루어진다.

따라서 리버티로서의 자유는 자유를 행사할 권리를 의미하는 동시에 타인의 권리와 사회적 규범에 의해 정당한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철학적 맥락에서 자유는 "결정론"과 "자유 의지"의 관계 속에서 논의된다.

장폴 사르트르는 인간이 '자유롭도록 형벌을 받았다'고 보았으며, 주체적인 선택과 실천적 참여인 '앙가주망(Engagement)'을 강조하였다. 불교 사상에서는 무아(無我)와 열반을 통한 해탈을 자유로 볼 수 있고, 도교 사상에서는 인위적인 문명적 욕망을 벗어나 자연의 이치에 따르는 삶(무위자연)을 자유라 한다.

정치학에서는 자유를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이 권리와 자격을 갖는 사회적·정치적 시민적 자유로 구성한다. 기독교 전통에서 자유는 죄와 율법의 속박(원죄)에서 벗어나는 구원과 영적 해방을 의미한다.

자유는 다른 사람의 자유와 충돌하기 쉽다.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론』에서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해를 끼치지 않는 한 개인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는 '해악의 원칙(Harm Principle)'을 표명하였으며, 이는 오늘날 중요한 행동 기준이다. 인간 사회에서 개인이나 집단이 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정당한 경우는 오직 자기보호(Self-protection)와 타인에 대한 해악 방지를 위해 필요할 때뿐이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면 당사자의 의지에 반해 공권력이 사용되는 것도 정당화될 수 있다. 이 유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문명사회에서 시민의 자유를 침해하는 그 어떤 정치권력의 행사도 정당화될 수 없다.

지두 크리슈나무르티는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에서 대부분의 개인이 향유하는 자유가 지식과 경험이라는 과거의 한계 안에 머물러 있다고 보았으며, 이러한 자기중심적이고 상대적인 자유는 결국 충돌과 폭력을 가져온다고 하였다.

그는 진정한 자유란 과거의 인식과 의식의 틀을 넘어선 순간적인 깨달음과 행위에서 출발하는 것이지, 시간의 경과나 노력의 결과로서 나중에 달성되는 축적의 산물이 아니라고 하였다.


~법 앞의 평등(Equality Before the Law)~

법 앞의 평등 관념은 플라톤의 『국가론』에 나타난 정의 이념과 "신 앞에 평등하다"는 종교적 평등사상에 기원을 둔다. 르네상스와 계몽주의를 거치며 신본主义 시대가 막을 내리고 인본주의 시대가 도래하자, 인간의 이성과 과학적 사고는 신의 권위를 대체하였다. 이성은 법의 형태로 표현되어, 법은 단순히 성문 헌법과 법률뿐만 아니라 이를 초월하는 자연법적 가치까지 포함하게 되었다. 이에 수반된 평등권 역시 단순한 형벌상의 평등을 넘어 초법률적 자연권으로 확대되었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 제10조의 보편적·불가침적 기본적 인권, 제11조의 법 앞의 평등, 제34조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로 확고히 규정되어, 인간은 누구나 정치·사회·경제·문화적 영역에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를 지니며 국가는 이를 보장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봉건 시대의 엄격한 신분 차별 제도를 시민 혁명으로 극복하고 근대 사회의 문을 연 프랑스 「인권선언」과 미국의 「독립선언서」에서 선언되어 오늘날까지 면면히 계승되고 있다.

법 앞의 평등은, 첫째, 각 시민이 타인과 비교하여 자의적인 법적·제도적 차별을 받지 않을 것을 국가에 요구할 수 있는 "기본권"이다. 둘째, 국가권력이 만인의 평등 원칙과 정의에 합치되도록 법과 질서를 형성·집행할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통치 규범으로서의 "평등 원칙"이다.

평등은 인간의 존엄, 권리, 인격, 가치, 행복의 추구 등에 있어 차별이 없이 같은 상태를 말한다. 평등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사용하는 사람의 사상과 철학에 따라 중층적 의미를 띈다.

본질적으로 평등은 자유의 평등이다. 불평등한 상태에서의 자유는 성립할 수 없고, 부자유한 상태에서의 진정한 평등 역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헌법상 보장된 정치적·사회적·법적 권리의 평등은 곧 자유를 누릴 권리의 평등을 의미한다. 따라서 자유와 평등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놓여 있으며, 헤겔이 말한 역사 발전 과정으로서의 '자유의 신장사'는 곧 '평등의 확장사'와 궤를 같이한다.

역사 속에서 자유는 1인의 자유(전제군주)에서 소수의 자유(귀족), 나아가 만인의 자유(민주주의)로 확대되며 곧 만인의 평등으로 진보해 왔다. 따라서 인간이 선천적으로 평등하다는 "천부인권사상"은 민주주의의 핵심 이념이자 사회 정의를 결정짓는 본질적 요소이며, 인권 보장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이다.


~나의 단상~

자유와 평등은 단순히 고립된 철학적 개념이나 법적 명제에 머물지 않고, 인간 삶의 고유한 존엄성을 지탱하는 양 날개와 같다. 개인의 자율적 의지와 선택을 존중하는 자유(Freedom)와 부당한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인 자유(Liberty)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비로소 완성되며, 이는 '법 앞의 평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모든 이에게 균등하게 보장될 수 있다.


역사가 증명하듯, 평등이 결여된 자유는 특권과 불평등을 야기하고, 자유가 배제된 평등은 또 다른 압제와 정체를 부른다. 따라서 진정한 사회적 진보는 자유의 확장인 동시에 평등의 신장이어야 한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는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해악 방지의 윤리를 되새기고, 과거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성찰적 태도로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자유와 평등을 지속적으로 가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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